팔꿈치 바깥쪽이 찌릿하게 아프고, 손을 비트는 동작이나 물건을 들 때 통증이 생긴다면 테니스엘보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운동을 하지 않아도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이 질환은 팔과 손목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직업군에게 특히 흔히 나타납니다. 이 글에서는 테니스엘보의 발생 원인부터 초기 증상, 치료방법과 재발 방지법까지 자세히 설명합니다.
1. 테니스엘보의 주요 원인
테니스엘보는 의학적으로 ‘외측 상과염’이라고 하며, 팔꿈치 바깥쪽에 있는 뼈에 붙어 있는 힘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이 힘줄은 손목을 들어 올리거나 펴는 데 관여하는 근육과 연결되어 있어, 손목과 팔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일수록 쉽게 손상이 누적됩니다. 대표적인 원인은 반복적인 손목 사용입니다. 테니스 선수들이 라켓을 휘두르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테니스를 하지 않는 일반인에게서도 흔하게 발생합니다. 오히려 장시간 마우스를 사용하는 사무직 종사자, 무거운 물건을 반복적으로 들어야 하는 배달 기사, 장시간 요리를 하거나 설거지를 반복하는 주부 등 일상에서 손목과 팔꿈치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에게 더 많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무거운 냄비를 자주 들어야 하는 요리사, 드릴이나 망치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목수, 정밀한 손동작이 필요한 미용사도 테니스엘보에 취약한 직업군입니다. 이들은 손목을 자주 들어 올리는 동작을 반복하면서 근육과 힘줄에 미세한 손상이 계속 누적되는데, 이 작은 손상이 회복되지 않고 쌓이면서 염증이 생기고 통증으로 이어집니다. 또한 나이도 큰 원인이 됩니다. 30대 이후부터는 근육과 힘줄의 유연성과 회복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같은 동작을 해도 손상이 더 쉽게 일어나고, 자연 회복 속도도 느려집니다. 이 때문에 중년 이후에는 가벼운 활동만으로도 통증이 시작되기도 합니다. 그 외에도 잘못된 자세나 무리한 운동, 손목 사용이 많은 스마트폰 사용 습관, 운동 전 스트레칭 부족 등도 테니스엘보를 유발할 수 있는 요인입니다.
2. 테니스엘보의 대표 증상
테니스엘보의 핵심 증상은 팔꿈치 바깥쪽의 통증입니다. 손을 펴거나 비트는 동작,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는 동작을 할 때 특히 심해집니다. 예를 들어 프라이팬을 들 때, 병뚜껑을 열 때, 문 손잡이를 돌릴 때, 심지어 가볍게 악수를 할 때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통증은 단순히 아프다는 느낌을 넘어서 찌릿하거나 찢어지는 듯한 통증, 또는 타는 듯한 통증으로 표현되기도 하며, 가만히 있어도 욱신거리는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손목을 많이 사용한 하루가 끝나는 저녁에 통증이 더 심해지거나, 밤에 통증으로 잠에서 깨는 경우도 있습니다. 증상이 진행되면 손목과 손가락까지 통증이 번지며, 팔 전체가 무겁고 피로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건을 들기 어렵거나, 손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고 손목이 쉽게 지치는 현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일부는 통증으로 인해 일상 동작 자체가 어려워지며, 통증을 피하기 위해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가진단 방법도 있습니다. 팔꿈치를 쭉 편 상태에서 손등을 아래로 향하게 한 뒤 다른 손으로 그 손등을 아래로 누르면서 버텨보세요. 이때 팔꿈치 바깥쪽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테니스엘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의할 점은, 초기에는 단순한 피로감이나 근육통으로 오인하기 쉽다는 점입니다. 통증이 일주일 이상 반복되거나, 쉬어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3. 테니스엘보의 치료방법
테니스엘보는 대부분 수술 없이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합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손목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작업을 중단하고,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초기 치료는 냉찜질이 기본입니다. 하루 2~3회, 10~15분 정도 얼음찜질을 하면 염증과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급성기에는 냉찜질, 만성기에는 온찜질이 효과적입니다. 특히 활동 후 냉찜질을 꾸준히 해주면 회복 속도가 빨라집니다. 물리치료도 중요한 치료 방법 중 하나입니다. 전기자극 치료, 초음파 치료, 온열 요법, 마사지 요법 등을 통해 근육 이완과 혈류 개선을 유도하며, 통증 완화에 큰 도움을 줍니다. 병원에서는 체외충격파 치료를 권장하기도 하며, 이는 염증 부위를 자극해 자연 회복을 유도하는 방법입니다. 약물치료로는 일반적인 소염진통제가 사용됩니다. 이부프로펜이나 나프록센 등의 약물이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며, 단기 복용 시 도움이 됩니다. 증상이 심한 경우 병원에서는 스테로이드 주사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반복 주사는 힘줄을 약하게 만들 수 있어 신중히 사용해야 합니다. 보조기 착용도 좋은 방법입니다. 테니스엘보 전용 압박 밴드는 팔꿈치 아래쪽에 착용하여 힘줄에 가해지는 긴장을 줄여주며, 일상 활동 시 통증 완화에 효과적입니다. 특히 무거운 물건을 들어야 할 일이 있다면 착용을 권장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트레칭과 근력 강화 운동입니다. 팔뚝 근육과 손목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고, 근육의 힘을 키우면 재발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손목을 아래로 내린 후 반대 손으로 천천히 누르며 스트레칭하거나, 가벼운 물병을 들고 손목을 위아래로 움직이는 동작을 반복하는 운동이 효과적입니다. 꾸준한 스트레칭과 운동은 테니스엘보의 재발 방지에 큰 역할을 하며, 통증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이후부터 서서히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6개월 이상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는 경우, 정밀 진단을 통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 테니스엘보 환자의 90% 이상은 비수술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회복이 가능합니다.
테니스엘보는 일상생활 속 반복 동작만으로도 쉽게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조기 치료와 관리로 충분히 회복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초기 통증을 무시하지 않고, 손목과 팔꿈치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생활 습관을 조정하는 것입니다.
평소 작업 중간에 짧게라도 스트레칭을 하거나, 손목을 너무 세게 비트는 행동을 피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특히 반복 작업을 장시간 하는 경우라면 중간중간 손을 쉬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테니스엘보는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지만, 조기 대처와 적절한 치료만 병행한다면 재발 없이 건강한 팔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